Thursday, March 3, 2011

사막의 사랑

사랑을 하는 일도
사랑을 받는 일만큼 힘이 듭니다.
간밤에는 바람이 불고 후드득 빗소리가 들리더니
이 새벽길은 나무며 지불들이
모두가 촉촉이 젖어 있습니다.
마음이란 깃털보다 가벼워서
당신의 숨소리 하나에도
이렇게 연기처럼 흔들립니다.
오늘은 당신의 목소리조차 볼 수가 없으므로
나는 사막으로 밀려가야 합니다.
모래의 오르막을 오르고
모래의 내리막을 내리고
모래의 끝없는 벌판을 지나 나는 갑니다.
우리 일용할 빵 하나의 모양으로 떠 있는 태양 아래
내 몸이 소금처럼 하얗게 바래질 때
그때,
멀리 떠오르는 당신.
그 신기루처럼 투명한 그리움.

홍영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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